Beverly Hilton Hotel은 미국 캘리포니아 최대 부촌, 베버리힐즈에 위치한 5성급 호텔입니다.
호텔 설계와 개관까지의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복원하고 디지털화 했어요.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
지역 방송국에서 근무하면서 아날로그 필름과 테이프를 디지털화하고 복원하는 작업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던 터라, 제 업무 환경을 기억해주신 호텔의 한 관계자 분께서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셨어요.
‘호텔의 지하실을 청소하고 정리하던 와중에 필름 상자를 한 박스 발견했어요’
워낙 옛날 영상, 특히 필름 영상을 다루는 일을 좋아하는지라 무슨 필름이 발견되었는지 확인해보러 부리나케 달려갔어요. 저를 기다리고 있던 필름은 무려 이 호텔의 설계부터 개관까지의 역사를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Hotel is Born 이였습니다. 제아무리 유명 브랜드 힐튼호텔을 다룬 영상물이라지만, 구 누구도 필름을 복원하고 영상화하여 시중에 올려두지 않아서 호텔 관계자 누구도 이 영상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어요.
16mm 필름 네거티브 (현상된 플라스틱 필름)의 보관 시한은 50여년 정도지만, 습도와 온도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지하실에 방치되어 왔기 때문에 필름을 서둘러 작업대로 가져왔습니다.
우연히 발견한 필름, 역사를 담다
필름 캐니스터를 조심스레 열어보았습니다. 12인치정도 되는 16mm 필름 캐니스터에 담겨있으니, 대충 30-40분 분량의 영상이 담겨있겠군요.
50년이 훌쩍 넘은 시간을 감안했을땐 상태가 꽤나 좋아보였어요. 독한 식초같은 화학 냄새가 강하게 났지만, 이는 오래된 영화용 필름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플라스틱이 삭아 있지도 않고, 찢어지거나 구부림 자국 하나 없어 스캔할 때 최상의 컨디션으로 작업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스캔 작업 전, 준비 과정으로 필름을 특수 용액으로 손보고 협력업체에 스캔 서비스를 활용해 작업을 진행했어요. 다년간 필름 영상작업을 진행했던 터라 이미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가 있어 이를 십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필름 스캔업체 선정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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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전문 업체가 많지 않음
필름을 다루는 산업 자체가 예전만큼 크지 않다보니 미국 서부를 제외하곤 남아있는 전문 업체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이는 전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가면 갈수록 작업이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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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스캐너의 성능에 따라 화질 차이가 극명함
전문가용 스캐너의 가격이 억대를 넘어가다 보니, 가정용 혹은 준전문가용 스캐너를 사용하거나 심한 경우 화소만 4K-5K로 전환 (upscaling)해 송부하는 업체까지 천차만별입니다. 스캐너를 운용하는 작업자의 숙련도 또한 중요한 고려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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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색보정 (color grading) 없이 원본 그대로를 스캔할 수 있어야 함
색보정과 후작업은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제가 담당해야 속이 편해요. 최대한 일관되고 높은 품질의 영상을 제공하기 위한 고객과의 약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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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이 서툰 업체가 매우매우! 많음
영세 규모의 업체가 많다 보니 커뮤니케이션이 서툰 업체가 매우매우 많아요. 사실 퀄리티만 좋으면 용서되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라이언트와 약속한 기한까지 작업을 끝내야하는 입장에선 중요한 부분이죠.
완성, 그리고 딜리버리.
해당 프로젝트는 클라이언트 미팅부터 최종 영상 전달까지, 약 한달정도 소요된 프로젝트였어요. 영상 하나를 완성시키는 것치곤 꽤 긴 시간이었지만, 의미가 깊은 영상물인 만큼 꼼꼼히 작업하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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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1주차: 필름에 대해선 관련 지식이 전무한 호텔 고위층 (executives) 및 미디어 담당 부서와 직접 만나 필름을 어디서 발견했고, 디지털화된 영상은 어떻게 활용할지를 논의하고 이에 맞는 영상 포맷을 결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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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2주차: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관련 PO (Purchase Order)와 필름 네거티브를 송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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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3주차: 협력업체로부터 RAW 스캔본을 신속하게 전달받고, 색보정과 후작업을 진행했어요.
작업 완료된 Hotel Is Born 다큐멘터리 영화는 위 유튜브 영상 링크나 Beverly Hilton 호텔 로비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